- “돈 버는 대학은 따로 있었다” 기술지주회사 수익 74%가 단 5곳에 (산학뉴스, 2026.11.03.)
2026년 공시 분석…수익 합계 89억원 중 73.7%가 5곳에 집중
대학이 창업기업의 주주가 됐다고 해서 지분매각이나 배당수익까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2026년 대학정보공시에 등장하는 기술지주회사 등 90곳 가운데 50곳은 두 항목(지분매각, 배당수익)에서 어떠한 실적도 발생하지 않았다. 수익이 기록된 40곳의 합계는 약 89억원. 이 가운데 5개 기업이 합쳐 약 65억 5천만원을 기록했다.
대학알리미의 ‘기술지주회사 운영 현황’에서 82개 대학·캠퍼스가 공시한 90개 회사를 법인별로 집계했다. 공동기술지주회사와 신기술창업전문회사도 포함했으며, 한 대학이 여러 회사를 공시한 경우 각각 계산했다. 수익 금액은 2026년 공시에 담긴 2025년 결산 실적이다.
살펴본 것은 지분매각수익과 배당수익이다. 보유한 주식을 팔아 얻은 수익과 주주로서 받은 배당을 뜻한다. 자회사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아 올린 매출과는 다르다. 창업기업의 영업 실적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그 기업에 출자한 지주회사 쪽에서 어떤 수익이 발생했는지 본 것이다.
▶수익 낸 회사 40곳, 대학별로 합치면 36곳
90곳 가운데 지분매각수익이나 배당수익이 1원 이상 기록된 곳은 40곳으로, 전체의 44.4%였다. 지분매각수익만 있는 곳은 29곳, 배당수익만 있는 곳은 5곳이었다. 두 항목이 모두 있는 곳은 6곳이다.
수익이 기록된 회사들을 공시 대학별로 묶으면 36곳이다. 같은 대학이 여러 회사를 공시한 경우 학교별로 금액을 더했다. 대학별로 합산한 법인 수익이 1억원 이상인 대학은 11곳으로, 이들 대학이 공시한 회사의 수익 합계는 약 84억 7천만원이었다. 나머지 25개 대학이 공시한 회사의 수익은 모두 합쳐 약 4억 3천만원이었다.

공시 대학의 소재지로 나누면 전체 약 89억원 중 약 68억 1천만원이 서울·경기·인천에 모였다. 수도권 밖에서는 KAIST 명의로 공시된 3개 회사의 합계가 약 9억 8천만원으로 가장 컸다. 지도에 표시된 금액은 대학별로 공시된 기술지주회사 등의 수익을 합산한 것으로, 대학이 직접 수령한 금액과는 구분된다.

회사별로 나누면 두 항목의 합계가 1억원 이상인 곳은 12곳으로 전체의 13.3%였다. 0원을 초과하지만 1억원에는 못 미치는 곳이 28곳, 두 항목 모두 0원인 곳이 50곳이었다. 지도는 같은 대학이 공시한 회사들의 수익을 합산했지만, 표는 회사를 각각 나눠 집계했다.
여기서 0원은 2025년 한 해 두 항목에 기록된 금액이 없다는 뜻이다. 보유 지분의 가치가 없거나 회사가 적자라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수익이 기록됐다는 사실만으로 투자 원금까지 회수했다고 볼 수도 없다. 공시 금액은 투자수익률이나 지주회사의 순이익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체 89억원 중 65억 5천만원이 5곳에
90곳의 지분매각수익과 배당수익을 더하면 88억 9,513만원이다. 이 중 금액이 큰 5곳의 합계는 65억 5,392만원으로 73.7%를 차지했다. 전체 회사 수로는 5.6%에 해당하는 곳에 수익의 약 4분의 3이 집중된 셈이다.
고려대학교 기술지주는 지분매각수익 32억 6,850만원을 공시했다. 한국공학대학교 기술지주의 지분매각수익은 12억 4,524만원이었다. 동국대학교 기술지주는 지분매각수익 250만원과 배당수익 7억 3,500만원을 기록했다.
연세대학교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는 지분매각수익 6억 6,282만원을, 서울대학교 기술지주는 지분매각·배당수익 합계 6억 3,986만원을 공시했다. 연세대가 별도로 공시한 연세대학교기술지주와 바이오헬스기술지주는 서로 다른 법인이므로 나눠 계산했다.
전체 합계를 회사 수로 나누면 한 곳당 평균은 약 9,883만원이다. 그러나 실제 분포에서는 절반이 넘는 50곳이 0원이고, 1억원 이상인 곳은 12곳이다. 평균값 하나만으로 개별 지주회사의 수입 사정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분을 파는 수익과 보유하며 받는 배당
수익을 얻는 방식도 한쪽에 무게가 실렸다. 지분매각수익 합계는 79억 9,105만원, 배당수익은 9억 408만원이었다. 두 항목을 합친 금액에서 지분매각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9.8%다. 이번 공시에서는 배당보다 지분을 팔아 얻은 수익이 훨씬 컸다.
배당수익을 기록한 곳은 11곳이었다. 그중 동국대학교 기술지주의 7억 3,500만원이 전체 배당수익의 81.3%를 차지했다. 지분매각수익이 발생한 곳이 35곳인 것과 비교하면, 배당은 발생한 회사의 범위가 더 좁았고 금액도 특정 회사에 집중됐다.
같은 지주회사라도 수익을 내는 모습은 달랐다. 고려대와 한국공학대 기술지주는 이번에 집계한 수익 전액이 지분매각에서 나왔다. 동국대 기술지주는 두 항목 합계의 99.7%가 배당이었다. 총액만 보면 가려지는 차이다. 기업의 지분을 팔아 수익을 얻었는지,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배당을 받았는지에 따라 공시 실적을 읽는 내용도 달라진다.
대학 기술창업의 성과를 자회사 수나 매출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창업기업의 성장 단계와 투자 기간에 따라 수익을 회수하는 시점이 달라지는 만큼, 한 해 수익이 0원이라는 이유로 투자 성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공시에서 확인된 수익 편중은 대학 기술지주회사 간 투자 회수 실적에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창업기업을 설립했는지뿐 아니라, 출자한 기업의 성장 성과를 실제 수익으로 회수하고 이를 새로운 기술창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